수만 개에 달하는 한자...中은 어떻게 타자기를 만들었을까?

2022-09-09

[신화망  정저우 9월9일]금속으로 제작된 사각 활자 모형 2천500여 개가 길이 60㎝, 너비 25㎝의 자판을 가득 메웠다. 최근 중국의 한 전시장에 모습을 드러낸 이 중국어 타자기는 1980년대 생산된 것으로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최근 허난(河南)성 안양(安陽)시에 있는 중국문자박물관에서 '한자 설계의 현대화 길'을 주제로 한 전시가 열렸다. 현대식 인쇄의 탄생부터 ▷글자체 디자인 ▷정보화 시대의 한자 등 다양한 각도에서 한자를 풀어냈다.

"중국어는 세계 주류 언어 중 자모를 사용하지 않는 유일한 언어다. 이 때문에 과거 전문 기술자들이 간단한 기계로 수천, 수만 개에 달하는 한자를 구현하는 것은 굉장히 복잡한 문제였다. 이번에 전시한 중국어 타자기가 겉으론 굉장히 사용하기 불편해 보이지만 수많은 선인의 지혜를 모아 제작된 발명품이다." 이번 전시의 기획자 류자오(劉釗)의 말이다.

세계 최초의 타자기가 발명된 후 타자기는 세월을 거듭하며 변화했지만 오직 자모로 이뤄진 언어를 사용하는 서양권에만 활용됐다. 반면 한자는 수천 년간 사용해온 문자임에도 불구하고 단 수십 개의 자모로 표현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류자오는 정보화 시대가 도래하면서 한자와 컴퓨터의 융합이 가장 큰 문제로 떠올랐다고 회상했다. 이에 중국 국내외 전문가들이 한자의 정보화 처리 연구에 투입돼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그리고 오늘날 인터넷 시대에서 키보드를 두드리고 스크린을 터치해 중국어를 입력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이미 익숙한 풍경이다. 4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다. 돤옌친(段艷琴) 중국문자박물관 부관장은 한자가 컴퓨터 시대에 들어서면서 결코 쉽지 않은 수없이 많은 과정을 거쳤다고 전했다.

돤 부관장은 "1979년 베이징대학 교수팀이 개발한 '레이저 한자 인식 기술'이 세상에 공개돼 컴퓨터에서 한자가 출력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기술은 신문·출판 업계에 도입돼 중국 인쇄 기술의 혁명을 불러 왔다"며 "정보화 시대에 중화민족 문화를 전파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안양시는 갑골문의 발원지로 이곳에 소재한 중국문자박물관은 한자를 테마로 한 중국 최초 국립 박물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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