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위챗에 올라온 동영상을 보고 놀란 적이 있다. 고향의 부시장이 한복을 차려 입고 직접 현지 특산품인 입쌀과 명태, 송이버섯 등을 홍보하는 영상이었다. 평시에는 근엄한 관원이 특산품 판촉에 직접 나서다니 쉽지 않은 일이란 생각이 들었다.
요즘 중국의 적지 않은 도시들에서 이런 현상을 쉽게 볼 수 있다. 온라인생방송을 매개체로 고향의 제품을 홍보,판매하는 관원들, 도시를 홍보하고 명승지를 알리는 관원들이 점점 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더 두드러진 현상이다.
이런 현상에서 적어도 몇가지 유추가 가능하다.
하나는 온라인경제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모든 사람들의 삶의 방식과 품질을 바꾸어 놓는다는 것이다. 특히 코로나사태로 더욱 인터넷화된 소비자들을 한눈에 확 사로잡을 방식으로 온라인생방이 늘어나고 여기에 다양한 제품까지 곁들인 것이다.
또 하나는 관원들의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지방경제를 살리고 백성들의 소득을 늘릴 수 있는 방식이라면 기꺼이 참여하겠다는 태도이다. 삶의 현장 속으로 더 깊숙이 파고드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다음으로 수혜자는 바로 현지의 주민과 중소기업들이라는 점이다. 코로나19로 얼어붙은 제품판매를 진작시킬 수 있고 경제발전에 대한 이들의 자신심과 신심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물론 얼마만큼의 효과가 있고 어떤 방식으로 지속적인 효과를 창출하는가 하는 숙제도 있다. 단발성이 아닌 더 많은 아이디어와 창의력이 가미되어야 한다.
이는 최근 몇 년간 중국에서 화제를 몰고 다니는 “왕훙경제”의 연장선이다.
먼저 왕훙을 보면 왕루어훙런(網絡紅人)의 줄임말로 '인터넷스타'를 의미한다. 이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대중과 접촉하며 오락, 쇼핑, 여행, 요리, 패션, 게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시간 온라인 방송을 제공한다. 왕훙들은 제품을 직접 체험하는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기 때문에 기업의 마케팅 수단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팔로우가 수백, 수천만명에 달하는 왕훙도 있다고 하니 이들의 영향력과 판매력 또한 어마어마하고 결국은 왕훙경제라는 새로운 현상에 신조어까지 출현한 것이다.

얼마전에는 중국 중앙방송총국의 유명 앵커가 온라인생방에 출연, 코로나19 사태의 제일 심한 피해지역인 호북성과 무한의 특산품 판촉에 나섰고 인민폐로 4천만원 이상의 제품 주문을 받았다는 뉴스도 있었다. 앵커는 재능기부를 하고 함께 생방송을 진행한 왕훙은 그 영향력을 더욱 높였고 현지 제품은 없어서 못 팔 정도였다고 하니 이만하면 “일거다득”이라고 해야 하겠다.
인터넷은 우리의 삶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았고 또 계속 바꿀 것이다. 그 흐름에 순응하고 기회를 포착하는 능력이 우리 개인과 기업 나아가서 나라의 향후 전망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여기에 맞는 고사성어로 “식시무자위준걸(識時務者爲俊傑)”을 찾아보았다. 중대한 상황이나 객관적인 형세를 알 수 있는 자가 준걸이라는 뜻이다. “시무”는 이미 우리 앞에 펼쳐졌고 “준걸”이 될 수 있는지는 우리들의 판단과 노력에 달려 있다.
<출처: 중국국제방송 조선어부 논평원>